독서운동 독서칼럼
재미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14-11-25 오후 2:02:09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2327

작년 이 맘 때 즈음, 신문에 눈길을 끄는 기사 한 편이 실렸다. 하버드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 시절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 대다수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소박한 응답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내심 세계 유수기업의 CEO가 될 자질을 연마하겠다거나, 명망 있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수련해보겠다거나, 정의로운 대법관의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거나 하는 답을 기대했었는데, 정작 하버드 신입생의 진솔한 답변이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이 궁금하지 않을 이 하나도 없을 테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답은 정공법 하나뿐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첫째,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하고, 둘째, 늘 깊이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하며, 셋째, 평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좋은 글쓰기에 관한 한 지름길도 샛길도 없는 셈이다.

좋은 글을 읽을 때의 재미는 TV의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게임의 재미에 빠질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의미한다. TV나 컴퓨터 앞에 앉으면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모른 채 열중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도 가슴에 남는 것도 없게 마련이요, 반복하노라면 쉽게 싫증을 느끼는 일이 다반사인데다, 때로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중독 증세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재미는 종류가 다르다. 몇 해 전 한 학생으로부터 들은 고백인즉, 대학입학 직후 교수님이 소개해주신 전공서적 『현대 사회학』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재미에 흠뻑 빠져 시간이 흘러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아침 해가 밝아오더라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읽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르기는 매한가지 일게다. 뿐이랴, 좋은 책을 읽노라면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지적 호기심으로 충만해오고, ‘머리에 쥐나는 책’일수록 책을 덮는 순간의 가슴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책 읽기의 재미에 빠져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데 우리의 남모를 고민이 있다. 우리는 종종 “책 읽는 건 재미없다. 지루하다, 싫다”고 말하곤 한다. 한데 이 말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자.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만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만화가 재미없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만화를 한번도 즐겨본 적이 없는 내가 감히 만화의 진정한 재미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 대신 나는 영화를 즐겨본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니 자주 보게 되고, 자주 보다 보니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게 된 듯 하다. 덕분에 요즘은 품격 있는 영화와 삼류 영화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까지 생겼다.

책 읽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바둑 두는 방법을 모를 때 “나 바둑 두는 것 싫어해”라고 말하듯이 책 읽는 재미를 모르기에 “나 책 재미없어”라는 말하는 것은 아니겠는지? 일단은 ‘절대 시간’을 투자해서 책을 손에 들어야 한다. 다양한 책을 접하노라면 손에서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책, 필자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책 등등 책마다 맛과 멋이 다채롭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책과 소리없이 대화를 나누곤 한다. 무릎을 칠만큼 공감하게 되는 부분에선 느낌표(!)를, 나와 생각이 같을 때는 같음표(=)를, 다를 때는 다름표(≠)를, 신선한 생각이 엿보이는 곳에는 스마일(☺)을, 중요한 곳에는 당구장 표시(※)를 그리곤 한다. 때로는 느낌표를 세 개씩 연달아 찍기도 하고, 필자의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르면 눈물을 그리기도 한다.

최근 기업의 CEO 및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물은 결과, ‘언제 어디서나 대화의 화제가 끊이지 않는 사람’, ‘위기관리 및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한 사람’, ‘검색 능력 못지않게 전략적 정보를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이란 답이 제시되었다. 이들 능력을 갖추기 위한 공통점으로 ‘책 읽기 능력’이 숨어 있음은 물론이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때가 가장 빠른 순간이라 했다. 더 늦기 전에 남다른 재미와 깊은 의미의 세계를 찾아 책을 들고 떠나 보자!
 
 
 
 
 
 
출처 : 청소년을 위한 독서칼럼
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38&pagelistno=4&seq=10&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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