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운동 독서칼럼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 - 윤덕원 (가수) 2014-10-29 오후 3:40:03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1874

안녕하세요, 저는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에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윤덕원입니다.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나면 가끔 팬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기곤 합니다. 제가 만든 노래에 위로를 받았다,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는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가끔 어떤 분들은 저에게 가사를 잘 쓰는 비결에 대해 물으시곤 하는데요. 이런 말씀을 들으면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노래를 만드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참 기쁘고 뿌듯합니다. 제가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데 어쩌면 청소년기에 읽었던 책들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유독 책을 좋아했습니다. 봤던 책을 보고, 또 보고. 친구네 놀러가거나 어딘가에 갈 때면 종종 그곳에 있는 책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있곤 했습니다. 집에 있는 아버지 책들도 막 꺼내다 읽고… 그때는 제가 책을 많이 읽어서 스스로 똑똑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환상을 깨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교실 뒤에는 학급문고라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갖다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문고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곳에 있던 에히리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책을 꺼냈는데 읽어도, 읽어도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이건 이 책이 이상한거다 라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는데, 대학에 가서 비로소 깨달았어요. ‘아. 내가 어려운 책을 잘 이해 못하는구나’ 라고 말이죠. 많은 대학 교재들이 너무 어려워 잘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때는 점점 책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노래를 만들면서 가사도 쓰게 되었는데, 노래를 듣는 순간 바로 이해될 수 있도록 아주 쉬운 말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쓴 가사들을 좋게 들었다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기도 하고, 저도 더 열심히 쓰려고 하다 보니까 문득 쉬운 책과 쉬운 글에서 어쩌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는데, 그동안 내가 괜히 내 능력보다 어려운 것들을 아는 척 하려다 독서의 즐거움을 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독서의 즐거움 그 자체를 느끼기 위해 제가 좋아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찾아 열심히 읽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참 어려운 책을 만나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는 굳이 무리해서 읽지 않으려고 합니다.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세상엔 좋은 책들이 참 많으니까요.

청소년 여러분!
세상엔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독서를 통해 훌륭한 사람이 돼야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대학에 가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지 하는 딱딱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나를 즐겁게 하는 이야기가 있는 책, 나를 꿈꾸고 상상하게 하는 책, 쉬운 말들로 나를 위로하는 책들을 편하게 읽으면서 독서의 참 즐거움 자체를 충분히 느끼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책 읽기의 즐거움이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여러분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테니까요. 제가 이렇게 노래를 계속 만들 수 있는 것처럼요.
 
 
 
 
 
출처 : 청소년을 위한 독서칼럼(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1&pagelistno=1&seq=156&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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