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운동 독서칼럼
나를 설레게 하는 당신 - 김혜정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2014-08-04 오후 4:04:55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2075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쓰다 보니, 중고등학교에 강연을 가서 직접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가 자주 생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다. “왜 책을 읽어야 하죠?”라는 질문부터, “책을 끝까지 다 못 읽겠어요. 어떻게 하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나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까지, 독서와 관련하여 많은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부모님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은 책 읽기가 재미없거나, 왜 읽어야 하는지조차 모른 채, 독서를 ‘의무’로 생각하여 답답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심지어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걸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안타깝게도 어느 새 독서는 하나의 스펙이 되어버렸다.

스펙보다는 재미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기 싫으면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만큼 지루한 일은 없으니까. 다만, 책 읽는 즐거움을 알고 있다면 인생이 조금 더 재미있을 거라고 덧붙인다. 책을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나처럼 직업이 ‘작가’인 사람들은 재미있어서 책을 읽기도 하지만, 정말 ‘일’로써 책을 읽을 때가 더 많다. 나의 하루를 보면 글을 쓰는 시간이 반이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시간이 반이다. 영감이나 소재를 얻기 위해서, 최신 문학의 경향을 알기 위해서, 재미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읽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인 나도 순수한 독자로서 책을 읽을 때가 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다. ‘모리 에토’와 ‘히가시노 게이고’, ‘위화’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작가들이다. 이 세 작가의 작품은 무조건 찾아 읽고, 신작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팬의 입장에서 나를 늘 만족시켜주는 작가이기에, 그들의 작품을 설레면서 기다리고, 읽게 된다. 내가 좋아하고 기다리는 작가가 있다는 건, 내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나만의 독서를 만들어 가는 방법

책 읽기가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다면, 그건 아직 스스로가 재미있는 작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작가의 팬이 되어, 그 작가가 쓴 다른 작품을 찾아 읽으면 된다.

한 명의 작가로 만족이 되지 않으면, ‘장르’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나 같은 경우 성장소설을 주로 쓰는 ‘모리 에토’ 덕분에 성장소설에 매력을 느껴 ‘사소 요코’, ‘E.L 코닉스버그’ 등의 다른 성장소설 작가도 좋아하게 되었고, ‘히가시노 게이고’ 때문에 ‘미나토 가나에’, ‘미야베 미유키’라는 다른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도 접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 등의 취향은 알고 있지만, 책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책 읽기를 멀리하게 되고, 책 읽는 재미를 모른 채 살아간다. 베스트셀러라고, 유명하다고 해서 읽었는데 나와 맞지 않아 실망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최소한 두 명 이상 갖고 있다면, 책 읽기는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진정한 ‘취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위화의 신간 소설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제> 이후로 6년 만에 출간되는 장편소설이다. 그 덕분에 나는 또 설레는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 청소년을 위한 독서칼럼(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3&pagelistno=1&seq=145&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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