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운동 독서칼럼
‘더 나은 삶’을 꿈꾼 노랑 애벌레처럼 - 백화현 (독서운동가, 국사봉중학교 교사) 2014-07-30 오후 3:59:33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2024

사람마다, 오래도록 가슴을 울리고 스스로에게 긴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 한두 권씩은 마음에 품고 있을 것입니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은 내게 그런 책이지요.

‘분명 이보다 더 나은 삶이 있을 거야.’
밟히고 채이고 떨어져 죽으면서도 위로만 기어오르려는 무수한 애벌레들 속에서 노랑 애벌레가 혼자 중얼거렸던 말이지요. 맨 꼭대기는 ‘텅 빈 하늘뿐’이라고 말하는 몇몇 애벌레가 있긴 했지만, 많은 애벌레들은 위로 오르고자 하는 본능과 아래로부터 거칠게 밀어닥치는 힘에 밀려 감히 그 행렬을 벗어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노랑 애벌레는 저 꼭대기가 그들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올라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지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그녀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꼭 그 애벌레 기둥을 따라 올라가야만 저 높은 곳에 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녀는 함께 기어오르자는 줄무늬 애벌레의 권유를 뿌리친 채 홀로 그 거대한 행렬을 역행하여 아래로 내려옵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혼자가 된 노랑 애벌레는 외롭고 두려운 시간들 속에서 줄곧 자신에게 이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러다 ‘나비 꿈’을 꾸며 고치를 짓고 있는 늙은 애벌레를 만났을 때, 자신 역시 마음 깊은 곳에서 그러한 꿈을 꾸고 있었음을 깨닫고 한 올 한 올 실을 뽑아내어 고치를 짓지요.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노랑 애벌레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오릅니다.

처음 이 책을 만났던 고등학생 때로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노랑 애벌레가 던졌던 질문들과 용기 있는 행동은 때로는 짙은 감동이 되고 때로는 아픈 채찍이 되어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행동하게 합니다. 특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이토록 점수에 매달려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한 채, 습관처럼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본능처럼 일류대를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 이 책은 벼락같은 울림이고 아픔이었습니다.
친구를 밟고 떨어뜨리며 위로만 기어오르려는 무수한 애벌레들, 그 애벌레들이 이뤄놓은 수많은 애벌레 기둥들... 텅 빈 하늘뿐인 꼭대기를 오르기 위해 그토록 처절하게 애쓰는 그들의 모습은 바로 내 모습 그대로였지요.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더 나은 삶’이란 어떠한 것일까?
나도 나비가 될 수 있을까?
그때부터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물음입니다.

노랑 애벌레가 남들에게 떠밀려 사는 삶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질 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랑 애벌레가 친구들을 짓밟지 않고도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들과 달리 ‘나비’를 꿈꿀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이란 이런 것 아닐까요?
우리 모두 나비로 날아오르는 꿈, 이 꿈을 청소년 여러분들과 함께 꾸고 싶네요.
 
 
 
 
 
출처 : 청소년을 위한 독서칼럼(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3&pagelistno=1&seq=144&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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