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운동 독서칼럼
여행이란 세상을 통해 배우는 참된 가르침이다 - 이희수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2014-05-26 오후 5:03:17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2103

저는 세상을 참 많이 돌아다닙니다.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나서 자란 내 딸과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우리가 몰랐던 넓은 세상을 알려주고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을 알아가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나라를 모두 구경할 수가 없습니다. 집에 가만 앉아서도 세상을 들려주는 책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80일간의 세계문화기행>을 딸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딸이 설명하고 문화인류학 교수로서 내 나름의 문화적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저는 주로 중동의 이슬람 세계를 많이 다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란, 쿠웨이트, 이집트, 튀니지, 터키 같은 나라에서 오래 살아보고 공부도 했습니다. 아랍국가에서는 악수할 때 반드시 오른손만 사용합니다. 오른손은 음식을 먹거나 코란을 읽을 때 사용하는 신성한 손이고, 왼손은 화장실갈 때처럼 더럽고 지저분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술이나 돼지고기를 먹으면 큰일 나지요. 술은 사람의 정신을 흐리게 하고, 더운 지방에서 돼지고기는 변하기 쉬워 건강을 해치고, 자주 이동해야 하는 곳에서 돼지는 끌고 갈수가 없어 불편하지요. 털과 가죽도 주지 못하는 돼지는 아주 싫어하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사람들은 찾아온 손님들을 극진하게 대접하고 무엇이든지 나누고 서로 보살피는 마음이 애틋하답니다. 나아가 중동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같은 고대 인류문명이 발생한 곳이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생겨난 지역입니다. 주변의 여러 문화를 받아들여 중세에는 수학, 과학, 의학, 철학 같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문화를 이룩했습니다. 커피, 슈거(설탕)), 시럽, 레몬, 튤립, 라일락, 매거진(잡지), 철학, 화학, 대수학 등 일상용어들이 모두 이슬람 세계에서 유래되었던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런데도 우리는 이슬람세계와 문화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엄청난 석유자원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테러나 일삼는 무서운 사람쯤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요. 무엇보다 중동사람들은 한국문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한류가 대단한 인기인데 이란에서는 ‘대장금’ 시청률이 90%를 웃돌았다고 합니다. 대학이나 학원마다 한국말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를 좋아하는 그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도록 도와줍니다.

어떤 사람이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나라 하나만 골라달라고 하면, 저는 주저 없이 터키를 추천합니다. 우선 터키는 인류 5천년의 역사가 한 나라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이루었던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물이 흐르고, 히타이트, 아시리아, 프리기아 같은 고대 오리엔트 제국의 역사유적지가 깔려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대홍수 때 방주가 걸렸던 아라라트 산도, 에덴의 동산도 터키에 있습니다. 선지자 아브라힘이 태어나 활동하던 곳도, 성모 마리아께서 마지막으로 돌아가신 집도 남아있습니다. 그 뿐입니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동화로 유명한 미다스 왕이 다스렸던 프리기아 왕국도 터키 중부에 있고, 만지면 황금으로 변하게 하던 미다스 왕의 거대한 무덤도 발굴되었다. 그리스보다 더 많은 그리스 문화유산이, 그리고 로마보다도 더 큰 로마 도시가 남아있는 곳도 터키입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집필했던 호메로스.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투스 등도 모두 지금 터키 땅에서 자라 성장한 세계적인 위인들입니다. 물론 11세기 이후에는 셀주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을 건설하여 인류역사상 가장 광대한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와 이슬람이라는 두 개의 대륙과 두 개의 종교를 동시에 품고 있는 터키에서 우리는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나라에서 인류 5천년 역사를 모두 볼 수 있으니, 터키를 추천한 이유를 아시겠지요. 이처럼 세상은 너무 넓고 다양합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잘사는 미국이나 유럽만 쳐다보지 마시고 남들이 눈길 주지 않는 지구촌의 다양한 세상을 통해 새로운 관심을 키우고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자라나기를 고대합니다.
 
 
 
 
 
 
출처 : 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8&pagelistno=1&seq=124&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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