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운동 독서칼럼
새로운 차원을 만나기 위한 독서를 하자 - 김용규 (여우숲 대표, 숲학교 ‘오래된미래’ 교장, 농부) 2014-05-15 오후 3:19:48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2070

독서는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독서의 목적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있지 않다. 이 말의 속뜻은 책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책에 기록된 이야기와 인물, 시간과 공간, 지식과 정보 따위만을 자신의 기억 속에 쌓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독서의 진정한 목적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물론 독서는 내가 갖는 관심과 재미, 혹은 호기심을 만나는 작업이다. 많은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관심이나 호기심이 가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크고 작은 재미를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재료일 뿐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밥을 먹는 일과 같은 차원이다. 밥을 먹는 일은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요 나의 하루하루를 일으켜 세우는 영양분을 공급받는 과정이다. 하지만 밥을 먹는 활동이 내 삶의 또 다른 차원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다른 예를 들자면 그것은 집을 짓는 목수가 재료를 모으고 분류하는 일 정도에 머무는 것과 같다. 재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다듬는 것만으로는 목수 역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우리가 단순히 밥을 먹는 사람에만 그친다면 그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라. 혹은 집을 지어야 할 목수가 단순히 재료를 모으고 분류하는 정도 까지만 작업을 수행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미완성의 차원에 머물고 있는 것인가? 독서 역시 그렇다.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쌓고, 흥미나 호기심을 채우는 수준에 머무는 책읽기는 아쉬움이 많은 차원의 책읽기이다.
한옥 목수는 재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그것에 더하여 자기만의 생각과 창의력으로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누군가의 집을 완성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목수가 되는 것이다. 이제 그는 단순히 재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다듬는 일만 잘 하는 목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를 만나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밥을 먹어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을 기본으로 삼으면서도 삶의 또 다른 차원을 열어가야 한다. 그것은 식물이 밥을 만들어 먹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어 내는 차원을 여는 것과도 같은 차원이다. 숲에 사는 풀과 나무가 매일 광합성을 하는 이유는 바로 스스로 자신의 하늘을 열고, 제 꽃을 피우며 살아가기 위한 것임을 이해한다면 독서 역시 단순히 재미나 정보, 지식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차원을 만나기 위한 독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차원을 만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관심이 가고 재미가 느껴지는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 나무가 매일 광합성을 하듯,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 하루에 조금이라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 둘째, 책의 내용을 꿰뚫어보며 읽어야 한다. 책을 다 읽은 뒤 아주 잠깐이라도 눈을 감고 책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 것인지 마음속으로 정리해 보는 훈련을 해보자. 책을 꿰뚫는 능력이 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얻은 정보와 지식을 몸이 직접 기억하게 해 보자. 이를테면 다산 정약용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날 때, 다산의 유적과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을 해보는 식이다. 지렁이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었다면 언제고 꼭 실제 지렁이를 만나 보는 식이다. 이렇게 거듭할 때, 조금씩 내 것으로서의 지식이 생겨난다. 평생 그렇게 해나가다 보면 창의적이고 멋진 한옥을 짓는 목수처럼, 나무와 풀이 제 때에 이르면 아름답게 피워대는 꽃처럼 나도 분명히 새로운 차원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출처 - 청소년을 위한 독서칼럼(http://www.nlcy.go.kr:8089/column/column/view.dio?year=&month=&page=9&pagelistno=1&seq=119&search_title=&search_val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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