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삶
대상, 최우수상 없는 비경쟁 토론... 학생들이 달라졌다 2014-11-17 오후 1:27:03
글쓴이 :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조회수 :
3478


인헌고등학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독서 토론대회 개최
 
 
교복을 입은 남녀 고등학생들이 도서관 테이블에 둘씩 서로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덴마크가 행복지수 세계 1위 나라인 것은 알겠는데, 그 사회의 제도들이 우리나라에서도 과연 가능할까?"
"우리가 평등해지고 행복해지려면 사회를 더 확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약 30여 명의 학생들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 지음, 오마이북)를 읽은 소감을 나누고 있다.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갖고 있던 질문은 해결된 것 같아. 모둠 토론에는 네 질문을 가지고 함께 나가보자."

짝과 10분간 질문을 하나로 합의한 학생들은 네 명씩 모여서 모둠 토론을 50여 분 동안 이어갔다.

"중학교 졸업하고 1년간 간다는 기숙형 인생학교가 참 부러워. 우리도 그렇게 하면 안될까?"
"덴마크식 교육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려면 예산이나 제도 등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은데 당장 도입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아."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지제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일까? 시민의식을 바꾸는 것이 먼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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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둠 토론중인 학생들
ⓒ 이재원

 


지난 8일 토요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에 위치한 인헌고등학교에서 색다른 독서토론대회가 열렸다. 3년 전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에서는 매달 학생들이 독서토론을 하는데 이번에 도입한 것은 이른바 비경쟁 토론방식.

일반적으로 토론대회 하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을 뽑는데 이 토론은 토론자의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대신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경청으로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른바 서울형 토론 모형으로 개발중인 것을 이 학교에서 실험을 해본 것이다.

덴마크 모델, 우리사회에 적용 가능할까?

학생들은 1차 짝 토론, 2차 모둠 토론을 통해 6가지의 핵심 토론거리를 추려내고 그 중에 하나의 대표 질문을 선정 했다. 덴마크의 행복비결을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질문을 놓고 약 1시간 동안 3차 전체 토론을 이어갔다. 8명의 대표 토론자가 무대에 올라 토론을 주도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청중석에서 활발히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내놓았다.

조우중, 이정민, 박지혜, 양진영 학생은 덴마크 모델을 우리사회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쪽이었다. 

조우중 학생은 "진보교육감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더불어 함께 교육을 강조한 혁신학교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리 시민들이 깨어나고 있는 증거"라고 했다. 박지혜 학생은 "우리의 옛 농촌사회에 품앗이 등 공동체 정신이 있지 않았느냐"면서 "그런 것을 복원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양진영 학생은 "협동조합 붐이 일고 있는 것도 한 사례"라고 했다. 이정민 학생은 "경쟁문화가 원래 우리의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 과정에서 빨리빨리 문화와 결합돼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이후의 문화를 잘 가꾸어가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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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토론자 8인의 교차질문식 토론
ⓒ 오마이뉴스

 


반면 이은수, 오은서, 류준선, 이임학 학생은 덴마크 모델을 우리 사회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수 학생은 "덴마크의 행복 사회가 좋긴 하지만 덴마크와 우리나라는 역사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면서 "서둘러 도입하다보면 자칫 청국장 마끼아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준선 학생은 "직업귀천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했고, 오은서 학생은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니 장기적 관점을 가지자고 했다. 이임학 학생은 "행복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깨어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종합 토론 결과,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덴마크의 행복사회 모델이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하려면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덴마크를 참고하되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조우중 학생은 말했다.

"우리가 계속 노력을 하다보면 서서히 바뀌겠지요. 우리 때는 아니더라도 우리 아들때는 바뀌겠지요."

학생들의 토론을 지도한 인헌고 신주은 수석교사는 "이번 토론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꼼꼼히 읽은 학생들이 스스로 토론 주제를 선정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여러 학생들이 골고루 토론에 참여하는 비경쟁토론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윤서 학생은 "경쟁토론에서는 상대방을 이기려고 고집이나 아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비경쟁토론에서는 상대방이 틀렸다고 보지 않고 다르다고 보았기 때문에 상대방 의견도 잘 듣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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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오연호 대표와 토론에 참가한 학생들
ⓒ 오마이뉴스

 



한편 이날 토론회의 중간에는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등장해 1시간 동안 강연하고 학생들과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강연후 전체 토론을 끝까지 지켜본 오연호 대표는 "여러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고 독서토론회를 하고 있다"면서 "저자로서 오늘 이 자리에서도 보람을 느꼈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덴마크는 행복한 인생이 행복한 교실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최근 조사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OECD  34개국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는데 학생들 스스로 다른 길을 모색하는 토론을 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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